금비녀 애국심

한 페친이 올린 흥미로운 영상을 공유해 둔다.
1938년영상이니 중일전쟁발발 직후인 듯 하다.

진해해군사령부가 만들었으니, 이 필름은 국민모두가 이랬다기 보다는 이래야 한다고 하는, 당위를 강조하는 영상인 건 틀림없다. 이른바 국책필름.

그렇다 하더라도 이 풍경을 이른바 친일파의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 여기에 나오는 한 여성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조선의 여성들은 자신을 그저 “일본여성”으로 생각했을 뿐이니까. 거기엔 그저 협조해야 할 “국가”가 있을 뿐, 따로 “親”해야 할 “日本”이 있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진심이든, “비국민”소리를 들을까 두려워서든, 밥을 지을 때마다 쌀 한줌 덜어 모아두었다가 헌금하고, 머리에 있어야 할 “금비녀”를 아낌없이 뽑아 바친 “애국심”은, 60년 지난 1997년 IMF사태때까지 유지되었다. 그러니 이런 국민동원적 애국심이야말로 “일제잔재”의 핵심이었다.

조선인 포로 심문조서가 보여주는 가혹한 노동과 차별대우는, 이런 금비녀애국심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발적애국심이야말로 그 시스템이 차별적이었음을 증명한다. 일본인 이상으로 일본인이 되는 일. 권력을 갖지 못한 자가 권력을 가진 자를 모방하도록 만드는 일. 식민지화의 죄는, 바로 거기에 있다.

영상 링크

https://www.facebook.com/parkyuha/posts/1388954011131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