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불화인가

고발 직후부터 집요하게 나를 비판해 온 재일교포 정영환의 책이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 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다른 것보다, 푸른역사에서 그 책이 나왔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 나의 페친이어서가 아니라, 그곳을 훌륭한 출판사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번 재판에서, 검사는 김부자교수의 책을 들고 와서 나의 범죄사실을 증명하는 “범죄증거”라 했었다. 이미 일부 논문이 제출된 바 있지만, 다음번 재판에는 이 책이 제출될 가능성이 높다. 관계자들이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민변회장이 정영환 책의 출판기념강연회에 등장하고, 학자들이 재판중인 사람에 대한 왜곡과 규탄에 나서는 현황이,나의 일이지만 한국의 일이기도 해서, 우려스럽다.
지켜야 할 대상이 일(학문 혹은 법)자체가 아닐 때,그 공간은 낙후되거나 부패한다.

정영환씨는 한국과 북한에서 정치적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한국입국이 불허된 사람이다. 국가가 개인의 이동의 자유를 관리하는 일에 나는 비판적이지만, 이들의 담론이 한일화해에 대한 강한 두려움을 내비치는 건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정영환의 두려움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남들이 나를 빼고(그의 표현에 따르면 망각하고) 화해할까 봐 두려워 하기보다는, 재일교포사회와 일본과의, 혹은 북한과 일본과의 화해를 모색하는 편이 훨씬 생산적이다.

이들에게, 바로 얼마전에들은,정대협의 한일합의비판을 비판하던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이들이 만들려 하는 건, 누구를 위한 불화인가.

반론 1(2015/8, 페이스북 노트)
https://parkyuha.org/%eb%b9%84%ed%8c%90%ec%9d%b4-%ec%a7%80%…/

반론 2(2015/8, 역사비평 112호)
https://cldup.com/mt2lV_7iqt.pdf

장정일 작가의 정영환 비판(2016/5, 허핑톤포스트)
https://parkyuha.org/%eb%b0%95%ec%9c%a0%ed%95%98-%ec%a3%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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