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식, 난독, 오독에 관해

이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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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 포스트

난독, 오독이란 게 별 거 아니다.
게으르면 그리된다. 물론 인간은 이미 결론을 정한 채 편향된 컨텐츠에 끌리기 마련이지만 최소한의 양식이 있다면 양쪽, 아니 여러 입장의 글을 읽고 판단하는 것이 옳다. 이재명 시장으로부터 촉발된 논쟁에서 꽤나 명망있다는 학자나 책 좀 본다는 이들조차 기본적으로 게으르다는 인상을 받았다면 무리일까?

다시 밝히자면 이재명 시장은 이제 내게는 후안무치하며 선동을 일삼는 모리배쯤으로 남았다. 실망을 넘어 그에게 분노를 느낀다. 그는 자신의 글을 통해 수많은 폭력적인 댓글을 일부 선동했고 아직까지도 본인이 한 짓이 폭력임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나는 이 사태가 우리 사회의, 특히 정의롭다고 주장하는 몰지각한 대중의 폭력적 단면을 드러낸 일이라고 본다.

책으로 인해 촉발된 논쟁이라면 책을 우선 읽는 게 옳다. 책의 일부 표현에 대한 법원은 판단을 내세우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법원의 판단은 항상 옳은가? 그리고 재판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하급 법원의 1차 판결일 뿐이며 그조차도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갈리고 있다.

우연히 알게 된 문제이긴 하나 이 일에 관심을 가지며 제국의 위안부는 물론 증언록과 관련자료 몇권을 읽었다. 물론 온라인 상의 여러 주장도 거의 대부분 스크립해서 읽었고 아직도 읽는 중이다. 위안부들이 직접 증언한 몇개의 이야기만 읽어도 기존에 우리가 알던 이야기와 많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증언록은 위안부 문제가 지금처럼 편향된 방향으로만 알려지기 전에 녹취,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 몇권이 아니라 몇분의 증언만 읽어도 알 수 있는 문제이다. 기본적인 자료조차 습득하지 않은 채 그동안 체제 안에서 받은( 그토록 부정하는 전 정권들이 고의적으로 저지른) 편향적인 정보만으로 폭력적 댓글놀이에 동조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박유하 교수의 주장이 온전히 옳다는 것이 아니다. 법원을 끌어들여 입을 틀어막고 책을 판금하기 전에 최소한 이 문제에 대해선 논의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우루루 몰려가 돌을 던지기 전에 말이다. 연휴 내내 우리 사회의 폭력적 단면을 다시 확인한 것 같아 씁쓸한 새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