渦中日記 2017/11/8

나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사람중에 남성이 많은 이유를 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좀 심한 거 아닌가 싶다. “형사처벌에 반대하지만 책은 엉터리”라는 말은 그럴 듯 해 보이지만 말로서의 힘은 전혀 없다. 고발한 이들은 자신들의 정당성을 바로 그 엉터리(허위를 책에 쓰는 뻔뻔함!)성과 할머니를 상처준다는 비윤리성에서 찾고 있으니.
학자라는 이름의 이나라 일부 남성들의 윤리성이란 고작, 형사판결에서 패소한 직후, 반대를 말하면서 우아하게 가슴 속 깊은 곳의 처벌욕망을 드러내는 수준인 것 같다.
나의 “붕괴와 몰락”을 지켜보겠다는 말로 돌을 던지라고 선동하는 이 글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은 많은 공통페친들께 감사드린다. 마침 페친 정리 중이라 좋아요를 누른 분들을 모두 삭제했다. 이런 말에 수긍하는 이들까지 친구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을, 삭제당한 분도 이해해 주실 거라고 믿는다.
여기서 언급된 녹음은 “돌아가시기 바로 전”이 아니라 몇개월 전이다. 물론 허가도 받은 녹음이다. 나는 위안부문제 관련 책을 또 쓸 생각이 없었고, 따라서 “연구”용도 아니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눔의 집에서 나를 경계했고, 만나러 갈 수 없었던 나에게 할머니가 자주 전화하셨고, 유언처럼 하시는 말씀이 많았기에 (만났을 땐 오히려, 당신의 말을 받아적으라고 하셨다)녹음했을 뿐이다. 모두 <제국의 위안부>를 내고 나서의 일이다.
이런 이들은 대개 자신의 잘못을 알아도 사과하지않는다.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도. 그에게 “윤리”라는 게 남아 있다면, 자신의 행위에 대한 부끄러움부터 알았으면 좋겠다. 이런 이들을 명예훼손 고소하러 다니기엔 내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대화를 해야 할 이들은 침묵하고, 대화하고 싶지 않은 이들이 토론하자고들 하니, 난감하다. 통화록 전체를 공개하는 날이 온다 해도, 그에게 나를 “증명” 하기 위해서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