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다음 재판 기일이 다가와, 대충 보고 놔두었던 서류들을 다시 본다. 책의 기술을 “범죄”라고 썼던 서류는 미처 못 봤었다. 내가 책에서 비판했던 자료들 뿐 아니라 “홀로코스트를 부정한 이가 처벌된 사례”까지 자료로 제출한 걸 보니, 원고측 변호인들은 “논지”를 법정에서 다투고 정말로 나를 민족반역자로 몰아 처벌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여기에 이름을 올린 변호사들이 정말 책을 읽고도 그렇게 생각한 건지 읽지 않은 채로 이름만 올린 건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그들이 이제 사상검열에 들어갔다는 사실. 심지어 과거에 빨갱이든 아니든 무조건 빨갱이로 몰아 국가의 힘으로 처벌했던 구도를 빌어. 이 중엔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이도 있을 법 한데 자신들의 모순을 그들은 알고 있는 것일까.
다음 재판은 11월 26일. 변호사님은 재판소에 나가지 말라 하시지만 나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