渦中日記 2015/5/27-1

오늘, 민사재판이 시작된다.
명예훼손소송이란 기본적으로 형사고발이라는 걸, 나의 일이 되고서야 처음 알았다.
그런데 곧 1년이 되어가는데, 아직 기소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 민사재판이 이제야 시작된다는 것도 그나마 관계자들의 고민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침 페친 정승원샘이 <제국의 위안부>에 관한 글을 다시 써주고 계셔서 링크해 둔다. 수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로, 무너지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득 가슴에 품고, 오늘은 처음으로 법원에 나갈 예정이다.

http://www.newsmin.co.kr/detail.php?number=4801&thread=21r05

http://www.newsmin.co.kr/detail.php?number=4841&thread=21r05

http://www.newsmin.co.kr/detail.php?number=4867&thread=21r04

http://newsmin.co.kr/detail.php?number=4949&thread=21r05

본문: https://www.facebook.com/parkyuha/posts/1123448301015416

정승원, 박유하의 『제국의 위안부』 읽기 2

정승원
2015년 2월 22일 ·

‘제국의 위안부’ 읽기 2
– 서로 다른 일본에 대한 인식

‘제국의 위안부’ 책 내용은 지금까지와 다른 일본에 대한 인식에 기반하여 쓰여져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일본에 대한 인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일본을 긍정하는 일부 내용을 가지고 교묘하게 일본제국주의 침략을 긍정하는 사람이니 일본의 대동아공영론에 사실상 동조하는 내용이라고, 일본의 우익에 교묘하게 동조하는 사상이라고 봅니다. 뉴라이트 사상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이런 의도가 아니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 우리는 주로 식민지 시기의 일본 이미지를 머리 속에 떠올립니다. 그것은 굉장히 부정적인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지난 해방이후 70년동안 일본이 변해온 모습에 대해 눈을 사실상 감아왔습니다. (참고로 일본의 세계적인 이미지는 굉장히 좋습니다. 우리와 달리, 세계인들은 평화적인 국가로 인식합니다.)

2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지원활동, 그리고 일본식민주의를 청산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의 상만을 주입받았고, 여기에 반대되는 것은 자연스럽게 일본을 이롭게 해주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3. 우리는 위안부 지원 단체에 대해 맹신합니다. 하지만, 박교수가 책에서 여러 사례들을 들었듯이, 위안부 지원 단체의 한계와 문제점들은 공론화되지 못했을 뿐,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국의 위안부 단체를 비판하면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4. 기존의 좌우, 보수와 진보 대립 구도하에서 양자 어느 쪽에 속하지 않는, 속해보이자 않는 학문은 낙인을 찍습니다. ‘뉴라이트’니! 박유하 교수의 책은 좌우 틀을 모두 벗어나
있습니다. 그래서 오해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본문: https://www.facebook.com/parkyuha/posts/1067053156654931

정승원, 박유하의 『제국의 위안부』읽기 1

정승원
2015년 2월 21일 ·

박유하의 “제국의 위안부” 읽기 1
– 책을 읽는 몇 가지 방법

제가 오늘 페북에서 몇 차례 논쟁과 질문을 주고 받았습니다. 제가 보기에 기본적인 구조만 알면 논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음의 프레임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1. 이 책은 오랫동안 풀리지 않고 있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여진 것입니다,

→ 위안부를 모욕하는 책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어느 용감한 교수가 위안부 부정이 담긴 책을 쓸 수 있겠습니까? 미치지 않고.

2. 위안부를 부정하거나, ‘자발적 매춘’만을 강조하고 책임을 방기하는 일본 우익의 논리가 아닙니. 당시 드러난 위안부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냈지만, 일본의 구조적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 고로, ‘친일파’가 아닙니다. 친일파 교수라고 생각하고, 온갖 추측성 말을 그만 뱉어내시기
바랍니다.

3. 이 책은 제국/국가의 치하에서 억압받은 여성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책 입니다. 식민지 치하의 위안부, 기지촌의 양공주 등으로 이어지면서, 지금도 제국의 체제 하 에서 계속되는 여성의 억압을 다루고 있습니다.

→ 피해자인 여성을 모욕하는 책이 아니라, 여성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페미니즘적인 책입니다. “나는 <제국의 위안부> 읽고 너무 좋았다. 일제 해방 이후 어느 누가 이토록 여성을 대상화하지 않고 위안부에 대해 기록하는 서술을 내놓았었단 말인가.”(어느 페미니스트)

4. 이 책에 나오는 정보는 ‘위안부’나 ‘위안부 운동’에 대해 언론 수준의 정보만 들어온 한국사람에게 굉장히 낳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정보와 다르다고 반발하지 마시고, 차분히 읽어보십시오. 그래서 우리가 몰랐던 사실이 많습니다. 그런 다음에 기존의
정보와 함께 검토해보면 됩니다.

5. 박유하 교수는 본인 스스로 밝힌 대로 뉴라이트가 아닙니다. 본인이 판단하기에 신빙성 있다고 생각하는 자료를 학자의 이념 성향에 관계없이 인용합니다. 이영훈 교수 인용했다고 해서 뉴라이트가 아닙니다.

6.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보상’문제는 위안부 문제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주류 지원단체(과 학자들)를 통한 하나의 목소리만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박유하 교수가 제시하는 해법은 약간 다릅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지원단체에서 반대해온 ‘국민기금’에 대해 긍정적으로 봅니다. (그것은 일본의 진보파 일부(와다 하루키,
우에노 지즈코) 도 국민기금에 찬성합니다.)

– 지금까지와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고, 뉴라이트, 친일로 몰아가서는 안됩니다. 이런 해법은 토론이나 논쟁의 대상입니다.

7. 많은 사람이 화해라는 단어를 오해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사죄를 받지 않고, 무조건 용서해준다는 것이 아닙니다. ‘박유하식 화해’를 꼼꼼히 살펴보십시오. 그리고 비판하십시오.

8. 위안부 문제의 전체적인 상이나 연구 결과를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하는 분이 있습니다.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위안부 연구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입니다. 위안부 숫자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분명, ‘제국의 위안부’가 기존의 위안부 연구보다 더 나아간 것은 확실합니다. ‘제국의 위안부’는 그런 연구의 한 지점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교수 한명이 위안부 문제를 모두 담아낼 수 없습니다. 이 책은 논의의 시작점입니다.

9. 탈민족, 탈국가의 이미지로 ‘제국의 위안부’를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전작 ‘화 해를 위해서’는 탈민족, 탈국가의 관점에서 한일 양국 시민들의 협력을 통한 한일의 화해를 이야기했습니다. ‘제국의 위안부’는 그 색채가 약간 다릅니다. 책임을 묻기 위해서 국가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난’이라는 계급적인 시각이 있습니다. ‘탈민족’의 색채는 엷습니다.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 가지고 와서, 이야기하는데, 헛다리 짚은 것입니다.

10. 이 책은 다차원적으로 읽힙니다. ‘탈민족주의적인 젠더’의 관점으로, ‘좌파의 역사관’으로, 탈민족주의적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박 교수는 동의하지 않을 실지 몰라도, 위안부 문제 해결 방식이 사민주의적이라고 봅니다. 기존의 좌우파 논리를 벗어나 있습니다. 제3의 길 같습니다. 저의 페친 최병천 샘과 저는 그렇게 읽었습니다. 특정한 이념으로 규정짓지 말고, 각자 자유롭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본문: https://www.facebook.com/parkyuha/posts/1067052076655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