渦中日記 2017/10/5

渦中日記 20171005
“박유하교수님이 그동안 운영하셨던 학회의 운영자금은 어디에서 지원받으셨나요?
이것은 공개대상 질문입니다.
대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호사카드림”
(10/5 pm 2:25)
더이상 소모당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오늘 다시 이런 메일까지 받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쓴다. 2017년 가을 한국 사회의, 너무나도 얄팍하고 천박한 풍경.
다른 날도 아닌 어제–추석날에 페북에서 호사카유지 교수와 약간의 갈등이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내가 답했던 댓글들이 삭제되었기에, 그것도 여기에 올려둔다.
심지어 밤 10시 반 넘은 시각에 다시 문자. 그때부터 나눈 대화는 차마 여기에 적지 않겠다. 오랜만에 순수한 분노가 치미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문자 차단. 
이후 호사카 교수는 내가 재판 때문에 토론에 응하지 못한다고 했다면서(물론 이것도 왜곡이다) 미루기로 했다고 포스팅에서 썼었다.
그런데 오늘 오후에 다시 메일이 온 것.
이메일을 보고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얼마전부터 호사카교수가 “한국내에 일본 돈 받아 연구하는 신친일파가 있다, 조만간 명단도 밝히겠다”는 글을 뿌리기 시작했었는데 그가 사냥하려는 첫 번째 대상은 바로 나였다는 것을. 그는 “위안부를 매춘부라고 하는 P교수”라는 식의 얘기도 해 왔었고, 내가 그를 페친으로 받고 싶지 않은 이유는 그쪽에 있었는데.
물론 나는 당장이라도 답할 수 있다. 그가 말한 “학회”란 아마도 여기서도 가끔 모임을 공지했던 “동아시아 화해와 평화의 목소리”얘기인 듯 하고, 그가 의심하는 일본돈 따위는 한푼도 들어있지 않으니까. 더구나 투명하게 운영했기 때문에 모임 멤버들이 내용을 다 알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대답을 거부한다. 알고 싶으면 직접 조사하시기 바란다. 의심할만한 중요 기밀이라면 호사카교수께서 직접 발품을 팔아도 판 만큼의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오만하고 해괴한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모두가 국가화하고 있다. 최근에도 이상호사태가(김광석이나 서해순이 아니라 이상호 사태로 불러야 맞다) 보여준 것처럼, 이른바 “민주화”된 우리사회는, 이제 모두가 스스로 국가의 얼굴을 하고, 누군가를 기소하고 처단하고 싶어한다. 연휴든 뭐든、누군가의 평온한 일상이 깨지든 말든, 그들은 자신이 만든 “신념”을 완수하려 한다. 아주 부드러운 얼굴로.
사실 나는 이런 “말”들이 슬프다. 물론 나의 말을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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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교수가 지운 나의 댓글과 문자내용 일부 올려 둔다 . 그리고 호사카 교수의 글에 대한 그의 페친과 정대협 이나영 교수의 반응캡처.
“차단이 아니라 페삭했습니다. 저를 직간접으로 많이 비난하시면서 페친이 되자는 이유를 모르겠군요. 제가 “위안부는 매춘부”라고 말했다는 왜곡주장에 깊이 실망했습니다. 이어지고 싶지 않습니다.”(7:05 pm 10/4)
“그런 말을 한 기억도 없지만 했다 해도 ‘설사 위안부가 매춘부 였다고 해도’ 겠지요. 한국어 잘 아시니 그 차이는 아실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저의 책도 아직 안 읽고 발언만 가지고 비난하셨다는 건가요. 제 책을 이제부터라도 읽어 주신다면 고마운 일이지만 비판을 위해서 읽겠다는 거네요. 과거의 비슷한 사례를 보면, 그런 책 중에 귀기울일 만한 지적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비판 할 수밖에 없는 얘기를 하셔서 비판했지만 저는 선생님하고까지 논의할 시간이 없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저를 공격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우선순위를 둔다면 위안부 문제를 잘 아는 사람이어야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할 테니까요. 무엇보다, 제가 재판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페북이 아니라 공식적인 장이 있다면 생각해 보겠지만, 솔직히 말씀드려 저를 비판한 사람들의 비열함이 실망스러워서 얼굴 맞대고 싶지 않은 감정도 강합니다.
위안부 문제를 왜 연구하기 시작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결론이 앞서는 연구중에 훌륭한 연구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우연선생과 저는 같지 않습니다.
조금 전에 페북 봤는데 ‘대학에서 쉽게 그만두거나 하게 할 수가 없었다’라니, 상상도 못했던, 오만하고 난폭한 말이네요.
선생님이 저한테 이러시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아무튼 이만 하겠습니다.
나의 책을 정확하게 읽고 사과하실게 아니라면, 연락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9:32 pm 10/4)
“선생님이 왜 이렇게 되셨는지 슬프군요. 비판은 자유지만 다들 비난하니 나도 비난해야겠다는 건가요. 일본사람들은 그런 거 몰라서 제 책을 높이 평가 했다는 건가요.
유학시절에 돈 아껴서 샀던 우리 아이 그림 책들, 그많은 그림책들을 선생님 아이들을 위해 아낌없이 드렸다는 것도 부끄러워지네요. 일본인 선생님들을 학교에서 자르려고 할 때 제가 선생님을 위해 뛰어다녔던 일을 기억하신다면, 제가 수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재판중일 때 이러시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10:34 pm 10/4)
“다시 한번 깊이 실망합니다. 두번 다시 연락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비판이 문제가 아니라, 대학에서 그만두게 하지 못한다는 발언만으로 얼굴 마주 하고 싶지 않습니다.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