渦中日記 2015/1/28

더이상 머리를 방치하면 안될 것 같아서, 만사 제치고 미장원에 다녀 왔다. 꼭, 내일과 모레, 이틀동안 검찰에 가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래도, 내 책을 가열차게 비판했던 몇몇 남성학자들에 따르면 “위험/위태/교묘/모호/집요”해서 “혼돈/착종/몰입/흥분/종교적/연막”속에 있다는 책의 저자, 나라팔아먹을 위험한 여자로 보이지는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아주 없진 않았다. 다소곳한 “민족의 딸”이기를 거부한 것으로 보였을 여자에 대한 그들의 혐오는, 다시 보니 많이 깊었다.

경리단길에 있는 이 작은 미장원에는, 개같은(사람을 잘 따르는)하얀 고양이가 있다. 그런데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신장염으로 수술하고 휴양중이라고 했다.
아직 어린, 아픈 고양이 얘기가, 오늘따라 아픈 사람만큼 아프게 느껴졌던 이유는, 아마도 날이 추워서였을 것이다. 아픈 이들과 아픈 동물들이, 빨리 나아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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