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세뇌는 국정교과서만 하는 건 아니다. 전시관도 기념비도, 대개는 “하나의 기억”을 주입한다. 그리고 중요한 건 “하나의 기억”인지 여부가 아니라, “어떤” 기억인지, 배경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기억인지 여부에 있다.
1970년대 이후, 전국곳곳에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말했다는 9살짜리 이승복의 동상이 세워졌었다. 이제는 80퍼센트 이상이 철거되었다는데, 그로부터 40년후, 2010년대에는 위안부”소녀”상이 곳곳에 세워지고 있다. 그 상들은 어떤 운명을 걷게 될까.
문제는 상 자체가 아니라, 당사자를 넘어선 “생각과 욕망”들이 상에 담기면서 영웅화되고, 그럼으로써 오히려 고요한 추모와 슬픔이 자리할 공간이 사라진다는 데에 있다. 그곳에 있는 건, 희생된 소년/소녀들의 아픔이 아니라 형해화된 어른들의 욕망일 뿐이다. 교과서든 기념비든. 국가든 민간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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