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근무

연구자들은 연구실에서만 연구하지 않는다. 출퇴근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도, 나도 “사저집무실”(서재)에서 재택근무하는 거 좋아한다.
하지만 그건 혼자 해야만 하는 일(읽고 쓰기/연구와 집필)이 교수의 직무중 하나기 때문이다. 사람과 마주보며 해야 하는 일– 회의나 강의까지 서재에 앉아 이메일(서면보고란 종이였을까)이나 전화로 하진 않는다.
대통령은 그 시간에 왜 회의를 하지 않았을까. 왜 다른 이들의 지혜를 모으려 하지 않았을까.
대통령이 모든 판단에서 우월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우수한 인재들을 주변에 둘 수 있는 사람보는 눈과 인덕이 있어서, 그 브레인들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 줄 수 있는 사람이기를 바랄 뿐이다.
대통령은 “출퇴근 개념이 없고 모든 시간이 근무시간”이라는데, 정말이지 그러길 바랐다. 구하지 못한 생명들과, 하다못해 구해야 할 생명들 생각으로라도, 잠못드는 대통령이기를 바랐다.
관저건 본관이건, 집무실을 그저 지킨다고 “근무”가 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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