渦中日記 2017/8/20

잠시 잊고 있었는데, 누가 알려주는 바람에 무려 열흘 전에 나온 기사를 다시 베낀 기사들을 봐야 했다. 험악한 비난으로 도배된 트윗들은, 따라가 보니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광복절 새벽에 올린 트윗이 발단이 됐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언젠가 이재명시장이 했던 것과 똑같은 수법.
페북에는 올리지 않고 트윗에만 올린 건, 트윗이라면, 나에 대해 전혀 모르는 30만 팔로워가, 자신에게 던져진 먹잇감에 한치 의심없이 달려들 거라는 걸 알았기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식민지배”를 “옹호”하지 않았다. 그러니 이번에 그는 좀 실수한 것 같다. 그의 허위사실유포로 인해 나뿐 아니라 재직대학과 학생마저 모욕당한 사태 앞에서(너무 심한 건 올리지 않기로 한다)고발도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잠시 들었다. 멀리 떠나온 곳에서 그런 생각을 해야 한다니, 슬픈 여행이 아닐 수 없다.
사태는 익숙해도, 감정은 늘 새롭다. 나를 그렇게 만든 이번 일은 기자와 학자의 합작품이다.
언론도 학문도, 불면 날아갈 듯 가벼운 시대다. 동시에 그 뒤에 엿보이는 무겁고 음습한 폭력성들. 나는 이들이 위안부의 고통을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학하기 위해서가 아니라,그 사실을 기록하기 위해 올려둔다.
(누구나가 비호감이 될 이 사진은 연합뉴스가 오래전에 찍었다. 나에게 적대적인 매체들은 다들 이 사진을가져다 쓴다. 사진자체보다, 그 게으름과 안이함이 내게는 더 끔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