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부터 몸이 안 좋았는데, 결국 병원에 왔다. 닷새동안이나 거의 아무것도 안 하고 쉬었는데도 좋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링겔이 들어가는 손과 머리와 몸에 둔중한 통증을 느끼면서 다음주 재판에 대비하기 위해 검사와 원고측 변호인들이 제출한 서류를 읽고 있는 중. 신체적인 건지 정신적인 건지 모르겠지만, 읽다 보니 구토 증세까지 나려 한다.
자신들이 잘 모르는 사태에 아마도 “정의감”만으로 달려 들었을 용감한 변호사들이, 이번엔 법무법인 9곳, 10명의 변호사다. 나는 한 곳.
그런데다 이들이 열심히 대변하는 “피해자” 중엔 이미 2년전에 돌아가신 분까지 이름이 올라 있다. 지난 7월에 돌아가신 분도. 또,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자제분의 이름이 올라 있는 분도 있다.
나머지 분 들 중에도 내가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건 세 분 뿐이다. 그리고 형사기소때 새로 참여한 이용수 할머니.
말하자면 누가 부추겼든 본인의 의사든, 현재 자신이 박유하라는 사람을 고소했다고 알고 계시는 건,많아야 네 분. 달리 말하자면, 위안부로 등록된 이백 몇십 분들 중에 형식이든 실질이든 나와 대적하는 모양새가 되고 있는 건 오로지 몇사람 뿐이다. 나눔의집 혹은 정대협과 함께 하는 분들.
지원단체, 그리고 검사와 원고측 변호사는, 그렇게 일부 분들을 놓고, 그 분들의 의사가 마치 전체 위안부인 것처럼 말한다.
물론, 자신들이 주장하는 논지에 반대하는 분들도 많았고 지금도 있다는 건 말하지 않는다.그리고 “정교한” 자신들의 논리를 위안부 당사자의 것인 것처럼 말한다.
내가 견디기 힘든 건 이런 위선이다. 차리리 지원단체가 직접 고소했다면 그런 위선과 마주할 일은 없었을테니.
자신들이 “위안부할머니의 생각”이라고 생각한 것이 실은 지원단체와 일부 학자들의 생각이라는 것, 그리고 그런 이들의 말에 무비판적으로 동조하는 일이, 다른 생각을 가졌던 위안부 분들, 침묵(당)했던 그 분들의 생각을 무시하고 묵살하는 일이라는 것을, 언론과 나를 비난하는 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나는 그 분들을 대변하고자 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