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이야기의 진실을 찾아서 – 석지영

한편 한국에서는 책임을 축소하려는 일본에 대한 분노가 쌓여가고 있었고, 이따금씩 이러한 분노가 ‘일본군이 총구를 겨눠가며 한국 처녀들을 성노예로 납치해갔다’는 식이 아닌 주장 앞에서는 편협함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2015년 박유하 교수는 위안부 여성 모집 당시 한국인의 역할 및 “노예같은 조건”하에 감금된 일부 위안부 여성들과 일본군 사이의 연애 관계에 대한 고찰을 담은 저서를 출간하여 위안부 여성들로부터는 명예훼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검찰로부터는 형사 기소를 당했다. 일각의 주장에서처럼 박 교수가 저서에서 일본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거나 위안부 여성들의 잔인한 고통을 부인한 것은 아니었다. 고든 하버드대 일본 근현대사 교수는 일본 및 미국 내 학자 66인과 함께 성명을 내고 한국 정부의 박 교수 형사 기소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며 우려스럽다”며 박 교수 저서의 학술적 성취를 높이 평가했다. 결국 박 교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는 배상 판결을 받았다. 형사 재판에서는 학문의 자유를 인정한 1심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출처 : THE NEW YOR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