渦中日記 2016/1/3

이번 주말에 워싱턴에 가기로 되어 있다. 반 년전부터 예정되어 있던 일이다. 동북아역사화해에 관심이 많은, 한국의 초청으로 한국의 이런저런 회의에도 자주 참석하는 일본인교수와 미국교수들이 기획한 회의다. 다른 한국인 교수도 참여한다. 위안부문제에서 지원단체 입장에 가까운 발언을 해 왔던 미국인 교수도 함께 이야기한다. 내가 메인인 것도 아니다.

이 모임이 기사화 되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그런데 정확하게 쓴 건 경향신문 뿐이었다.
연합뉴스는 “일본 정부와 재미일본인 커뮤니티”의 초청인 것처럼 쓰고 있다.미주 중앙일보 역시 마찬가지다. 명확한 “허위사실유포”에 해당한다.

나에 대한 개인의 비방은 너무나 많다. 따라서 그 안의 왜곡이나 허위를 일일이 지적할 수도 없다. 학자들조차 예외가 아니다.
그런 이들을 모욕죄나 허위사실유포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이들도 많다. 트위터에서 반복적으로 “박유하를 파면하라!”면서 자발적인 위안부라 했다”는 고발직후 뉴스를 반복적으로 내보내고 있는 이도 있다고 들었다.

내가 누군가를 고발한다면 첫번째 대상은 나눔의집 관계자들이다. 허위사실유포를 시작한 건 그들이었다. 그 외에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면 대상은 한두명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이들을, 1년반동안 나는, 그냥 견뎌 왔다.

하다 못해 언론이라도 바로 서 주기를 바란다. 개인이 아닌 집단이니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해주기를 바라고 싶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일일이 대응하려 했다면 나는 벌써 쓰러졌을 것이다. 나에 대한 숙청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자체적으로 수정해주기를 바란다. (고발직후 보도가 언론중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수정 혹은 삭제된 연합뉴스, 한국일보, 한겨레, 조선일보 기사를 참조해 주기 바란다)

내가 꼿꼿해서 얄밉다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그의 심리가 서글프다.
나는 내가 지쳐 쓰러지거나 퇴출당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아니라, 지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할 뿐이다. 또, 비열한 미움은 때로 나를 강하게 만든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3909976

본문: https://www.facebook.com/parkyuha/posts/1260008537359391

渦中日記 2015/12/9

<제국의 위안부>에 비판적인 학자들이 오늘 기자회견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의 답변–“토론을 요청하기 전에 고소를 취하하도록 노력하는 게 수순일 것”이라고 한 얘기에는 긍정적인 대답을 얻지 못했다. 정대협 전 회장이 두 사람이나 있는데도, 그들에겐 그런 노력을 할 생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없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그들이 “할머니의 아픔”에는 더할 수 없이 민감하면서, 같은 학자인 나의 정황에는 둔감한 이유가 궁금하다.
나는 요즘, 끊임없이, 새롭게, 할머니를 아프게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궁금하다. 어제 퇴근길에 어떤 할머니가 전화하셨기에, 대화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다시 말하지만 할머니를 아프게 한 사람은 내가 아니다. 할머니는 “서울대교수가 다섯 명이나 당신 책이 나쁜 책이라고 했다더라.”는, 고발직후에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셨다.
이런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누가시켰다고 쓰기 위해서가 아니다. “피해자의 아픔”을 강조하는 이들이 가장 “피해자를 배제”하고 있는 구조가 점점 더 명확히 보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들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모순적 구조.

교수신문이 그나마 사태를 제대로 보려고 해서 다행스럽다. 언론때문에 피해 본 것도 많지만, 부정적인 부분만을 보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부분을 보는 편이 인생에는 도움이 된다.

일본의 한 언론인이 “이 사태에 대해서 해설해야 하는데 나쁘게만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하기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게 해 주세요. 나쁜 부분만 보는 것 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보려는 노력을 같이 하는 것만이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길일테니까요.”

나역시 아직은 그런 심경을 버리지 않고 있고, 생각해보면 그게 이제까지의 나의 방식이었다.

http://m.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31845

본문: https://www.facebook.com/parkyuha/posts/1243408772352701

渦中日記 2014/11/7

한겨레신문에 나를 비난하는 칼럼이 실린 걸 뒤늦게 알았다.
읽고 쓰는 (혹은 지적생산물을 만드는)일만 하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런 작업을 바탕으로 월급을 받으니, 대학교수란 읽고 쓰는 일에서 다른분야 사람들보다 탁월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이 분은 내 책을 심각하게 오독한 것 같다. 설마 안 읽고 이런 글을 쓸리는 없을 터이니.
아무튼 이 글은 이 문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지원단체의 말을 그저 대변한 것 같다. 그래서 내용자체보다도 그 만용과 역할이 서글프다. 페친 중에 한겨레독자들이 많으실 것 같아서 굳이 언급해 둔다.

고발사태 이후 위안부문제에 대해 많이는 쓰지 않았다.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늘 그런 일을 쓰는 건 우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지원단체와 언론뿐 아니라 교수들조차 빠져 있는 지적태만과 제대로 싸우려면.

사실 나는 만약 가처분재판에 진다 해도 그건 이시대의 한국이 만든 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겠다고 생각 중이다. 시대가 늘 올바르게 돌아가는 법은 아니니까.
그러니 내가 앞으로 쓰는 이런 문제 관련 글들은 꼭 나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굳이 말한다면 얼마 전에 연락 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을 위해서,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변함없이 응원해 주시는 분들을 위한 것으로 생각해야겠다. 그러면 조금은 더 부지런해질 수 있겠지.

http://m.hani.co.kr/arti/opinion/because/663088.html

본문: https://www.facebook.com/parkyuha/posts/992730687420512

渦中日記 2014/10/19

어제는 오래 미루어 왔던 일을 했다.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요청하기 위한 작업.
그런데 언론 중에도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문제가 심각했던 건, 양극단의 “적대적공존”이라는 우리사회의 현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만 것이 아니었을까.

과거에 쓴 내 책이 “일본우익을 대변”했다고 쓴 한겨레는 벌써 5년 전에 “일본우익의 찬사”를 받았다고 쓴 적이 있다. 그 때도 난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를 요청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그 때 하지 않았던 선택이 5년 후에 이런 사태를 불러왔는지는,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나를 일본우익의 대변자로 몰고 싶어하는 한겨레의 인식은 사실 재일교포학자가 퍼뜨린 인식이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의 인식이, 고발장에도 차용되어 고발이라는 폭력을 뒷받침했다는 걸 알고 있을까.
사상은 때로,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원고측 요청으로 미루어졌던 2차심리가 이번주 수요일로 다가왔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도 이제 중반.

본문: https://www.facebook.com/parkyuha/posts/980578661969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