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의 연쇄작용

‘한국아이들이 음식에 침을 뱉었다”한국아이들이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위협하듯 소리쳤다” 며 ‘그러니 밖에선 내 이름을 일본어로 부르지 말라’고 부모에게 간절히 부탁하는 아이들이 있다고 한다. 위안부소녀상이 들어선 미국 글렌데일에서의 일이다.
그렇게 보고한 이들이 위안부소녀상에 대해 항의하러 갔던 지방의회의원들이니, 그들의 국회에서의 보고가 긍정적인 것일리는 없다.
하지만 ‘무차별적으로 여성들을 끌어가 강간하고 노예화했다는’식의 한국의 비난때문에 미국에 거주하는 일본인(특히 아이들)의 정신적피해가 크다는 것은 진작부터 전해지고 있었다. 그러니 주미일본영사관이 나서서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글렌데일에는 한국계주민이 12000명,일본계주민이 100명정도라고 한다. 전체인구가
20만명 정도라니 한국역시 20분의1밖에 안되는 소수민족인 셈이지만 그래도 20퍼센트 가까이 된다는 히스패닉계를 제외하면 소수민족중에는 다수라 할 수 있겠고 일본인들은 여기서는 압도적인 ‘소수민족’인 듯 하다.
아이들이란 원래 폭력적이고 때로 야비하기까지 한 존재이니 여기서 아이들을 탓할 필요는 없겠다. 또 100명밖에 안되는 일본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괴롭힐 리도 없으니 이런 사례는 아직 많지는 않을 것이다.
백인이 주류인 사회에서 협조하며 살아야 할 소수민족의 아이들끼리,미워하고 두려워하며 살도록 만든 건 어른들이다. ‘1930년대부터 1945년까지 일본군에 의하여 납치된 20만 명 이상의 여성과 소녀들을 추모하며”라는,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소녀상의 글귀를 통해서다.
먹기위해 준비된 음식에 침을 뱉은 한국인 아이는 그 사실을 잊거나 ‘과거에 받은 피해에 대한 당연한 응징’정도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위한 음식을 부정당한 아이는, 아마도 일생동안 그 사실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인’에 대해 단단한 응어리를 지니고 살게 될 것이다. 우리가 과거에 그랬고 현재에 여전히 그런 것처럼.
위안부문제가 설사 해결된다 해도 한일간의 감정갈등이 쉽게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1월초에 올린 ‘사고의 파시즘’이라는 내 글에 대해 반박한 이들중 나의 노력이 ‘약자의 인권을 무시’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한 이들이 있었다. 그건 내 생각을 그저 국가간 정치경제 유착을 지향하는 것으로 오독한 결과(혹은 단순히 또다른 정치적유착지향?)일 뿐이다.
‘인권’을 강조하는 이들이 가끔 잊고 있는 사실이 있다. ‘국적’이나 ‘민족’의 이름만으로 보호받지 못해도 되는 인권은 없다. 과거의 우리,식민지가 되어 그저 ‘조선인’이었다는 것만으로 차별받아야 했던 우리이니 더더욱,똑같은 폭력을(모든 폭력의 저변에는 미움이 있다),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저항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인간으로서의 ‘진보’이리라고 나는 믿는다.

http://sankei.jp.msn.com/smp/world/news/140215/amr14021507010000-s.htm

본문:
https://www.facebook.com/parkyuha/posts/828046540555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