渦中日記 2017/9/11

주말에, 남대문꽃시장에 갔었다. 늘 가던 집근처 꽃집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집근처 꽃집은 자른 꽃들은 물론 철마다 작은묘종을 꽃피운 화분들을 팔던 곳이라, 자주 들렀었다. 경리단 길에 있었던 곳이라, 아마도 젠트리피케이션의 여파이지 싶다.
이태원동에 이사 온지 9년. 가끔 강남터미널, 아주 가끔 양재 꽃시장으로 가기도 했지만, 그래도 9년동안 꾸준히 나무며 화분들을 샀던 곳이 없어져서 아쉽다. 남산에 매일 가서 종국에는 사슴처럼 뛰어다녀보리라던 내 야심찬 계획은 여전히 “계획중”단계인데, 9년 세월을 없어진 꽃집에서 느끼는 건 오늘아침 비 탓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국화를 옆에 두었으니 가을을 맞을 준비는 끝났다. 이 비가 그치면 가을이 오겠지.
세상과 모든 분들께 평안이 함께 하는 가을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