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속여” 기소된 윤미향, 정대협 비판해 고발당한 박유하

윤미향과 박유하는 2012년 11월 외교부 주최 위안부 문제 간담회에 참석했는데 당시 윤미향은 자기 발언을 마치자 먼저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2013년 봄 정대협 심포지엄이 두 사람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2005년 첫 만남 이후 지난 15년간 두 여성은 진지한 대화도 생산적인 논쟁 기회도 갖지 못했다. 위안부 문제가 전혀 풀리지 않은 지금 돌이켜 보면 못내 안타까운 대목이다.

출처: 중앙일보

아사히 신문 사설 번역문 [위안부 재판 한국의 자유가 흔들리고 있다.]

자유로워야 할 학문 활동에 검사가 개입하고 재판소가 유죄판결을 내린다. 한국의 민주주의에 있어서 불행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다.
박유하 세종대학교 교수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서울 고법이 유죄판결을 내렸다.
저서의 많은 부분에 허위 사실이 기재되어 있다고 인정하고, 전 위안부들의 명예가 훼손되었는 결론을 내렸다. 박교수에게는 벌금 100만엔(1000만원)을 언도했다.
허위라고 본 것은, 전시에 전 위안부들을 모집하는 방법에 관한 기술 등이다. 연구의 대상이 되는 역사적 사실을 둘러싸고 공권력이 독자적으로 진부를 단정하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1심에서는 대부분의 기술에 대해서 저자의 의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여 무죄라고 하였다. 고법에서는 이를 뒤집고, 유죄라고 하면서도, 학문과 표현의 자유는 위축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학문의 자유가 보호 되어야 할 연구의 영역에까지 들어와서 형사처벌을 하는 사법을 앞에 두고 학자와 시민들이 위축되지 않을 리가 없다.
한국에서는 식민지시대에 관련한 문제는 민감해서, 미디어의 보도나 사법 판단에도 국민감정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그 와중에 박교수는 일본 관헌들이 어린 소녀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했다라는 한국내의 뿌리깊은 이미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물리적인 연행조차 필요하지 않았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 한다.
사회에 침투한 ‘기억’이 학문상의 ‘옮음’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굳이 사실의 다양성에 주목하여서 식민지지배의 모순을 추궁하려 한 것이다.
한반도에서는 폭력적인 연행은 일반적이지 않았다는 견해가 최근 한국측의 연구성과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도 고려하지 않은채, 허위라고 단정한 사법판단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한국에서 민심(民意)중시를 간판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발족한지 곧 반년이 된다. 정부는 역사문제에 대해 일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는 단체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다. 혹시라도 고법이 그 영향을 받은 것이라면 논할 가치조차 없다.
한일간의 최근 행보를 되돌아보면 역사문제의 정치 이용은 엄금(厳禁)이다. 화해를 위한 교류와 이해의 심화를 장려하고, 자유로운 연구와 조사활동에 의한 역사적 사실 탐구를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 정부는 구 일본국의 관여하에, 고통스러운 체험을 강요당한 여성들의 존재를 숨기지 말고, 정보를 부단히 공개해 갈 필요가 있다.
한일 관계의 개선을 위해서도, 숨막히게 고정되어버린 역사관을 최대한 불식시키고, 자유로운 연구를 중시하는 가치관을 강화해가고 싶다.
(번역: 오선영, 페이스북)

아사히 신문 원문 링크
(社説)「慰安婦」裁判 韓国の自由が揺らぐ [朝日新聞] Link

[조선일보 반론보도문]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교수, 원고 측 주장에 대해 공식 반박

나눔의 집에 기거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제국의 위안부-식민지지배와 기억의 투쟁’이 위안부를 ‘매춘부’나 ‘일본군 협력자’로 매도했다며 관련 서적을 출판한 저자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데 대해 저자가 공식적으로 반박에 나섰다.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에서 생활하는 강일출 할머니 등 9명은 지난 6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57·여) 세종대 일어일문학과 교수와 뿌리와이파리 출판사 정종주 대표(51)를 고소하고, 출판·광고 등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 21부(부장판사 고충정)에서 7월 9일과 10월 2 일 2차례 가처분신청에 대한 심리가 이루어졌다.

원고들은 당초 “책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이나 일본군의 협력자로 매도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그런 모습을 잊고 스스로 피해자라고만 주장하면서 한일 간 역사 갈등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기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내가 비판한 것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아니라 지원단체이다. 매춘이라는 단어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단순히 매춘부라고 생각하는 일본인들을 비판한 부분에서 쓴 것인데, 나눔의집 소장과 고문변호사 등 주변인들이 이런 문맥을 왜곡 전달해 사회적 지탄을 받도록 만들었다”면서, 원고 측 주장을 확인 없이 실은 언론사들에 대해 10월 20일자로 언론중재위윈회를 통한 정정보도와 반론보도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유하 교수는 “이 고발은 나눔의집 고문변호사가 학생들을 데리고 한 초급수준의 분석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었다”며 “첫 고발장에서 원고 측은 내 책이 허위라고 비난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인식했는지 슬그머니 고발 취지를 바꾸어 인식문제로 들고 나왔고, 이 책이 일본의 위안부문제 ‘부정파’들을 비판한 책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무시하고 위안부 할머니를 비판한 책인 것처럼 호도했다. 도중에 고발 취지를 바꾼 것고발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제국의 위안부’가 이제까지 단순히 ‘전쟁범죄’로 취급되어온 위안부 문제를 ‘제국주의 통치기술의 일부’로 파악하고자 한 시도라고 말한다. 그러한 시도가 오히려 ‘배상은 끝났다’고 말하는 일본을 설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문제시 되었던 ‘동지’와 ‘매춘’이라는 단어는 위안부에 대한 폄하가 아니라 그들이 ‘제국 일본의 통치 속에서 전쟁 수행에 동원된 집단’이라는 틀로 바라보기 위한 논리적 장치이고, 일본과 싸운 다른 나라의 위안부와는 처지가 다르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 개념이라고 말한다. 위안부들과 군인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임금노동이었으며, 이 사실을 명확히 인식한다고 해서 일본을 면죄하는 것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박유하 교수는 “‘제국의 위안부’는 ‘강제연행’이나 ‘매춘’ 여부와 상관없이 일본에 책임이 있음을 일본에 말하고자 쓴 책인데, 이에 대한 지원 단체의 반발은 그들이 유포한 인식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데 대한 두려움 탓으로 이해한다”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지 못했던 것은 할머니들이 다른 목소리를 내거나 행동했다가 지원 단체에게 비난받아 할머니들이 공개적으로 발언하지 못하는 분위기 때문” “더 늦기 전에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은 할머니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제대로 듣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발 이후 ‘제국의 위안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서평들이 다수 나왔다. 가처분신청 직후에는 김철(연세대)·박삼헌(건국대) 교수 등이 주도한 기각 요청 탄원서에 라종일(전 주일 대사)-문정인(연세대) 교수, 김원우, 장정일씨 등의 작가, 김규항씨(‘고래가 그랬어’ 대표)를 비롯한 200여 명의 지식인과 시민이 서명했다. 특히 페이스북에서 일면식도 없었던 김관기 변호사가 무료변론을 자청하고 나섰고, 노혜경(시인) 등 문화인들과 시민들의 옹호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국 텍사스에 있는 김미영(오스틴 대학) 교수의 제안으로 미국-호주-한국을 잇는 지원연대도 만들어졌다. 박유하 교수는 이에 대해 “SNS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본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한국사회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온 이들이기도 하다. 이들과 함께 한국사회의 문제적인 부분을 바꿔나가고 싶다” 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한 “유엔 산하 인권위원회나 미국 의회의 위안부 문제 인식에는 네덜란드나 중국의 경우가 조선에서도 똑같이 행해진 것처럼 오해한 부분이 있다. 지난 8월, 위안부 문제를 20년 넘게 가장 진지한 자세로 보도해왔던 아사히신문이 한반도에서의 강제연행설을 퍼뜨린 요시다 세이지의 증언이 허위였음을 밝힌 이후, 일본정부는 유엔 등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이 사실을 알리며 수정을 요구 중이다. 이러한 상황을 한국이 신속히 들여다보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면서 “이 문제를 지원 단체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모두 함께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원 단체는 내 책을 허위라고 말하더니 이번에는 내가 식민지 지배를 옹호하고 전쟁범죄를 찬양하고 있다며 또 다른 마녀사냥을 시작했다”면서 “이 책은 출간 직후 다수의 서평과 인터뷰를 받았던 책이다. 정작 관계자들은 10개월이나 침묵을 지키다가 갑자기 고발한 것은 불통사회가 된 현대 한국사회를 상징한 사건으로 생각한다. 그들에 대한 비판을 입막음하려는 시도로 이해하고 있고 지원자들과 함께 잘 대처해 나가겠다”고 한다.

이어 이 책은 원래 일본을 향해 이 문제에 관한 일본인들의 생각을 비판하고 다시 생각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본매체에 연재하다가, 한국도 알아야 할 부분이 많다고 여겨 한국어판을 먼저 내게 되었다고 밝혔다. “최근에 나온 일본판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사죄 의식을 담은 일본 국회 결의가 필요하다고 썼다. 기존 지원 단체와는 내용도 논리도 말하는 방식도 다르지만 나의 논지가 이 문제를 부정해온 일본인들을 움직여 꽉 막힌 위안부문제해결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게재일 2014년 11월 30일 조선일보 (원문보기)